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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이 군대가서 잘 적응할지 행여나 가혹행위를 당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우리 아들이 대한민국 남자로서 당당하게 훈련을 마치고 의미있는 군생활을 잘 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12일 오후 1시 30분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육군 306보충대 정문 앞과 연병장 스탠드는 군에 입대하기 위해 기다리는 장정 900여 명과 이들을 환송하기 위해 나온 가족과 친지, 친구 등 3000여 명의 인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306보충대에서 입영식을 갖고 육군 3군 사령부 예하사단으로 배치받는 예비신병들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평소에는 가족없이 혼자 입소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조촐한 환송식을 하는 입영자들이 많았으나 이날은 유난히도 윤 일병 사망사건 탓인 듯 가족들이 군생활을 염려하며 환송하는 입영자들이 많아 보였다.

장정들은 입영식을 기다리는 동안 가족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며 포옹을 하거나 여기저기서 기념촬영을 했다. 주변 식당업주와 노점상들은 갑자기 늘어난 환송객들로 즐거운 표정이었다. 부대에서 운영하는 입영 장정 상담소도 입영 훈련 절차 및 부대배치 절차와 부대생활에 대해 문의하는 장정들과 부모들로 붐볐다. 진입로와 연병장 연단 위에는 ‘입영을 축하합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고 군악대가 연주하는 행진곡이 연병장에 울려퍼졌다. 부대장의 입영환영사를 시작으로 입영식이 열렸고 장정들은 부모님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마치자마자 4열로 맞춰 행진을 시작했다. 부모들은 답례로 자랑스러운 듯 손을 흔들거나 떠나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신한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21)을 군에 보낸 최진교(56·서울 노원구 하계동) 씨는 “큰아들도 군복무 중이고 작은 아들이 친구들을 따라 군입대를 하는데 사실 제2의 윤 일병 사망사건이 발생할까 봐 걱정이 된다”며 “아이들의 청춘을 보상해주고 군생활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군대 내에서 자기계발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군가산점을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충실한 군대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통제가 필요하지만 검증을 통해 건강한 사병이 입대해야 하고 군생활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경남 창원에서 올라와 외아들(21)의 입영식을 지켜본 김형수(54) 씨는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의 진로를 위해 입대를 결정했는데 아들이 군생활을 잘 할 것으로 믿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윤 일병 사건은 군기가 느슨하고 상관의 감독이 허술한 가운데 일부 부대원의 갈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자신도 이곳 306보충대 출신인 김 씨는 “ 휴대전화 지급과 CCTV 설치만으로 군대 내 폭력을 완전 방지할 수 없기 때문에 효율적인 부대운영과 통제 속에 개인을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상계동에서 온 안모(여·51) 씨는 “내 아들(21)이 군대갈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좋은 품성으로 어려운 환경을 잘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영식이 끝난 후 부대를 빠져나온 부모들은 윤 일병 사망사건을 계기로 군당국이 군대 내 폭력문화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om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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