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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에 둘째 아이를 낳은 불혹의 장거리 선수가 출산 10개월 만에 국제대회에서 최고령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대표 출신의 조앤 파비(41·사진). 파비는 1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유러피언챔피언십 육상경기대회 1만m에 나서 32분22초39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대회 역대 여자 최고령 금메달 기록이다. 결승선을 끊은 파비는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식 대회에서 우승한 게 맞는가”라고 되묻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987년 육상을 시작한 파비는 그동안 영국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됐지만 동갑내기 친구인 영국 육상의 ‘전설’인 파울라 래드클리프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장거리와 마라톤에서 수차례 우승한 래드클리프와 달리 파비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비는 “마지막 바퀴를 돌자 이번 기회를 망치기 싫었다”며 “후회 없는 레이스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뛴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나이 말고도 파비의 이번 우승은 출산 직후의 우승이라는 점에서 ‘기적’에 가깝다. 10개월 전 딸 에밀리를 낳은 파비는 지난 4월까지 모유수유 문제로 합숙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차로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육상경기장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그러나 파비는 악조건에도 10일 전 영연방(코먼웰스) 게임 5000m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이번 대회에선 우승을 하는 등 뒤늦은 전성기를 맞고 있다. 출산에 대해 파비는 “육상 선수로선 불리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반 생활에서 아이들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준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