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국제적인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국내로 유입되는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입국 검역체계를 강화했지만 검역 시스템은 물론 위험지역 방문자 관리 등에서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11일 질병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위험지역 방문자에 대한 발열감시 등 검역과 입국 후 21일(잠복기) 동안 추적관찰 등의 대책을 내놓고 시행 중이다. 그러나 정부는 위험지역 방문자를 파악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검역시스템상에서는 직항편이나 경유편을 이용한 위험지역 방문객들은 검역신고서가 없어도 항공편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그러나 해외 장기체류자나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위험지역을 거친 뒤 제3국가에서 지내다 국내에 입국할 때는 방문국이 ‘세탁’되면서 검역신고서에 본인 스스로 위험지역 방문사실을 알려야 검역소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이들 중 한국으로 귀국할 때 질병당국의 추적관찰을 부담스러워할 경우, 위험국가 방문 사실을 적시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위험국가를 아예 방문하지 않아도, 위험국가를 방문한 사람과 해외에서 접촉한 뒤 국내로 입국하는 여행자는 정부에서 아예 파악조차 불가능하다. 정부는 검역신고서에 위험국 방문 사실을 기재한 여행자조차도 최근 파악하지 못한 바 있다.

정부가 검역을 철저히 해도 국내 유입 100% 차단은 불가능하다. 에볼라 출혈열 증상은 잠복기가 최대 3주에 달해 위험지역을 방문한 뒤 입국 검역 단계에서는 정상 소견을 보였다가, 나중에 감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후 잠복기간 동안 이들을 추적관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모니터링 수준의 간접적인 관리여서 이들이 사고 등으로 연락이 두절될 경우 즉각적인 대책이 불가능한 상태다. 또 정부는 현재 임상시험 중인 에볼라 치료제의 수입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안전성이 검증이 안 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호흡기 전파가 아닌 접촉 전파라서 감염자의 혈액, 체액 등을 통해 감염된다. 또 증상이 없을 때는 전파가 안 되고, 전신 출혈 등 에볼라 출혈열 증상이 나타난 사람과 접촉할 경우에 감염된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개인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대책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