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최근 대대적으로 방산비리 감사를 해온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이용걸(57) 방위사업청장이 이번 주 휴가에 앞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통해 청와대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문화일보 7월 28일자 1·3면 참조)

이 청장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후배들을 위한 용퇴설과 함께 최근 감사원의 방산비리 집중 감사 등에 따른 대형 비리 의혹 등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감사원이 최근 3년간에 걸쳐 방사청과 방산업계 등에 대한 집중 감사를 벌인 결과 군(軍)·산(産) 유착에 의한 ‘어마어마한 비리를 적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 청장이 사의를 굳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31일까지 3박4일의 휴가를 끝내고 1일 일단 업무에 복귀했다.

청와대는 후임이 정해지는 대로 이 청장의 사퇴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30일 한민구 장관 임명과 함께 감사원의 방산비리가 종료된 시점인 7월 들어 방사청장 교체설이 꾸준히 나돌면서 국방부 안팎에서는 국방부와 기획재정부 국실장급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 청장이 차관급을 5년 가까이 맡아 공직생활을 충분히 했으며 행시 3년 후배가 장관직에 올랐으니 물러날 때라는 생각을 피력한 적이 있다”고 사퇴 배경이 개인적 이유라고만 설명했다.

이 청장은 2009년 12월 기획재정부 2차관을 시작으로, 2010년 국방부 차관을 거쳐, 2013년 3월부터 방사청장직을 맡는 등 차관급 직책을 4년7개월간 수행해, 현재 정부 부처 차관급 인사 가운데 최고참이다. 행시 후배들이 잇따라 장차관에 기용되는 시점에서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심했다는 것이 표면상의 이유다.

하지만 방사청의 권한이 비대해지면서 비리가 확산되고 감사원의 집중 감사가 지속되자 이에 심리적 압박감과 도의적 책임감을 느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방산물자 지정 및 해제, 국방규격 관리, 군수품 품질 보증 등 ‘방산제도 운영 및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실시 결과를 오는 10월 이후 방사청에 통보할 계획이다.

정충신·정철순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