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의 매실밭에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屍身)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말 그대로 ‘과학’으로 확인했음에도 ‘유 씨가 살아 있다’ ‘시신이 가짜다’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떠도는 온갖 괴담(怪談)을 제1 야당이 더 키우고 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29일 “유병언 변사체가 실제 유 씨가 아니라는 경찰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했다” 운운하며, 괴담의 확산 차단에 앞장서긴커녕 되레 더 부추기다시피 했다. 도피한 유병언을 추적하는 과정에 드러난 검찰과 경찰의 무능이 한심하긴 하지만, 7·30 재·보궐 선거에 악용하기 위한 저의가 분명한 새정련의 행태는 과연 대한민국의 공당(公黨)이 맞는지부터 되묻게 하기에 충분하다.

박 대변인은 유병언 시신 발견 초기에 측정한 키가 150㎝밖에 안 되는데 국과수가 159.2㎝라고 발표했고, 부패한 시체에서 뒤늦게 지문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시신은 심하게 부패한 상태여서 발견 현장에서 목과 몸통이 분리돼 있었고, 이로 인해 순천 장례식장에 안치될 당시에는 전체 목뼈 7개 중 3개가 빠진 상태였다는 것은 검찰과 국과수가 확인해 밝힌 사실이다. 뒤늦게 지난 22일과 25일 현장에서 목뼈 3개를 회수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목뼈 3개가 없는 상태에서는 150㎝이지만 3개를 다시 복구하면 국과수 발표대로 159.2㎝인 것이다. 지문도 시신 발견 초기에는 채취에 실패했으나 오랜 기간 냉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으로 이미 공식적·공개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국내 최고 권위의 감식기관인 국과수가 DNA 검사 등 과학적 기법을 총동원해 내린 결론은 민간 법의학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공감하면서 “시신은 100% 유병언이 맞다”고 단언했다. 그런데도 새정련이 괴담을 키우는 의도는 7·30 재·보선을 ‘세월호 선거’로 몰아온 정략의 연장선 외에 달리 있겠는가. 하지만 새정련은 “유병언 시신은 가짜”라는 식의 괴담에 집착해서는 수권(受權) 정당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당을 자처하기도 어렵다는 사실이나마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