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알고도 제대로 실천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은 열대야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잦고, 눈을 억지로 감고 잠을 청했더라도 다음날 온몸이 찌뿌둥해지는 상황이 반복되곤 한다. 열대야가 아니더라도 코골이가 심한 사람이거나, 수면습관이 잘못된 이들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 낮 동안 심한 졸림에 시달린다. 일각에서는 잠을 제대로 자기 위해 프로포폴이 남용되고, 수면제가 과잉처방되기도 한다. 절대적인 수면시간이 부족한 이들도 있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편안하게 잠을 이루면 몸 상태는 달라진다. 몸을 건강하게 하는 ‘알찬 잠’,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잠을 잘 자는 방법은 좋은 수면습관을 갖는 것이다. 아주 상식적이고 간단한 방법이지만 이를 지키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한수면연구학회에 따르면 실제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건강 수면규칙들은 평상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생활태도들이다. 먼저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수면규칙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직장인의 경우 주중에는 출근을 위해 일찍 일어나고 주말에는 주중에 밀린 잠을 보충한다고 늦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좋은 수면 습관이 아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건강한 수면사이클을 유지해 숙면을 도와준다.

잠자리에는 전화나 시계 등의 청각 및 시각적 소음을 없애야 한다. 자기 전에 시간을 보거나, 중간에 일어나서도 시계를 보게 되면 각성이 돼 숙면에 들기 어려워진다. 가장 쾌적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주변의 방해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낮잠은 피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줄여야 한다. 낮잠이 길어지면 자연적인 수면사이클을 방해해 밤잠을 방해한다. 필요없는 낮잠은 잠에 대한 욕구를 감소시키고 수면 리듬을 망친다. 절대적으로 밤잠이 부족해 낮잠이 필요하다면 낮잠도 매일 같은 시간으로 정해놓고 습관화해 짧게 자는 것이 방법이다.

낮에 40분 동안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늦은 밤에 운동은 도리어 수면에 방해가 된다. 잠자기 전 과도한 식사를 피하고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알코올 그리고 니코틴은 피해야 한다. 술은 일시적으로 졸음을 증가시키지만, 새벽에 깨울 수 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해 수면시간을 줄인다. 커피나 초콜릿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오랜 기간 지속돼 잠에 들기까지 방해가 되며, 이뇨작용이 있어 밤에 소변을 자주 보게 해 수면에 방해된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무조건적으로 수면제를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잠이 오지 않는 이유가 질병이 원인일 수 있는 만큼 수면제부터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킬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고 이완하는 것을 배우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또 잠자리에 누워서 책을 보거나 TV를 보는 것도 양질의 잠자리를 해친다. 침실은 잠만 자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잠자리에서는 다른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최근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면서 잠들기 전에 액정화면을 들여다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에 문제를 일으켜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장면이 많은 드라마나 영화,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잠자리에서 보게 되면 그 자극이 머리에 계속 남아서 눈을 감아도 계속 생각나고 기억에 남아 수면을 방해한다.

잠자리에 들어 20분 이내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이완시켰다가, 피곤한 느낌이 들 때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도 좋다. 잠이 오지 않는데 잠자리에 오래 누워있으면 오히려 과도한 긴장을 유발해 더 잠들기 어렵다. 15분이나 30분 단위로 일어나 묵상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낮에 가급적 햇볕을 쐬는 것도 잠자리 숙면에 도움이 된다. 햇볕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분비에 영향을 준다. 햇볕을 쐬면서 산책을 하는 것은 운동의 효과도 있는 만큼 적극 권장된다.

이외의 건강상의 이유로 수면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수면무호흡증, 하지초조증 등이 대표적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자주 끊어져 얕은 수면이 많아지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낮에 졸림이나 피곤함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에게서 흔하다. 수면무호흡증은 질환인 만큼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초조증은 수면 전 혹은 수면 도중에 하지의 불편함을 느끼고, 근육이 일정한 리듬으로 수축하는 현상이 동반되는 것이다.

좋은 수면 습관은 간단하지만 실천하기가 어려운 데다, 바로 당장 지킨다고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몸에 배도록 해야 하는 탓에 금방 포기하기 쉽다. 그러나 인생의 3분의 1이 수면시간이다. 하루일과를 열심히 보낸 이들에게 잠은 재충전의 시간이다. 낮 동안 소모했던 신체 에너지를 축적하고, 머릿속으로는 하루 동안 있었던 기억을 정리하는 기간이다. 단 몇 시간을 자더라도 제대로 자자.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