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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사진) SK 회장의 부재 1년 반 만에 SK하이닉스를 제외한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줄줄이 악화되면서 ‘SK 위기론’이 현실화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올 2분기 5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래 이번 주부터 발표 예정인 SK네트웍스,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의 영업이익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돌거나 정체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 영업손실 503억 원을 기록했다. 정제 마진 하락과 환율 급락, 화학사업 수익성 악화라는 3중고가 겹쳐진 결과다. 그나마 석유 개발사업에서 전분기보다 84억 원 증가한 112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적자 폭을 줄였다. 석유 개발사업은 최 회장이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온 분야다.

통신사인 SK텔레콤 역시 오는 8월 1일 발표될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 기대치인 영업이익 6000억 원선에 못미치는 5400억 원선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SK텔레콤의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사업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총수의 부재로 인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그룹 전체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SK하이닉스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최 회장의 공백이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SK그룹은 3년 전 편입한 ‘막내’ SK하이닉스가 1분기 1조573억 원, 2분기 1조83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호실적으로 간신히 치면치레를 했다. SK 관계자는 “올 초 최 회장의 4년 실형 선고 이후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가 계속되며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31일 1심 선고공판에서 법정구속 된 이래 수감 1년 6개월째를 맞고 있다.

SK는 현재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따로 또같이’의 자율·집단지도 경영체제로 위기를 넘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말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 명이 1박 2일 워크숍을 갖고 위기극복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그러나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수가 결단을 내려 성사된 SK하이닉스 인수건처럼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대형 프로젝트를 수펙스추구협의회 차원에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