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단행된 국무조정실장(장관급)과 차관급 12명 인사 결과는 ‘팀플레이’를 통해 경제 살리기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사령탑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인사들이 전진 배치된 데다 청와대 비서관으로 박 대통령을 보좌해 온 인사들이 각 부처 차관에 배치됐다. ‘최경환 경제팀’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청와대와 부처 간의 긴밀한 소통을 기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최경환 힘 실어주기’라는 게 청와대와 정부 안팎의 주된 분석이다. 추경호 기재부 1차관이 국무조정실장으로 발탁된 것에는 최 부총리의 의견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앞서 안종범 전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된 데에도 최 부총리의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최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최경환 경제팀’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제부총리(최경환)-국무조정실장(추경호)-청와대 경제수석(안종범)’으로 이어지는 3각 라인이 여당과 함께 규제 철폐 등 경제 살리기 정책을 힘 있게 밀어붙일 수 있도록 했다는 얘기다. 2기 내각 구성 때 하마평에 올랐던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에도 국무조정실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결국 기용되지 않았다.

청와대 비서관 3명이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팀플레이’ 강화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형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기재부 1차관,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이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장옥주 보건복지비서관이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이동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국정과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들이 부처에 배치됨으로써 원활한 정책 소통과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는 ‘만사경통(모든 일은 최경환으로 통한다)’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최 부총리의 ‘파워’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추경호 기재부 1차관이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승진되고,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관세청장·조달청장에 모두 기재부 현직 1급 인사들이 임명됐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최 부총리가 취임한 뒤 불과 10일도 안 돼 고질적인 인사 적체 문제를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오남석·조해동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