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檢警)의 엉터리 수사에 대한 국민적 분노 속에서 각 수장의 지휘 실패(失敗) 문책론이 비등하고 있다. ‘세월호 주범 유병언’을 추적하는 일대 사건이었지만 수사는 한심했고, 후속 조치는 더 한심했다. 검찰 내부에서 ‘죽은 유병언으로 인해 늪에 빠진 검·경이 최우선 국가 개조 대상’이라는 식의 자조가 나돌 정도다.

수사 3개월 가운데 ‘통한의 3일’만 돌아봐도 기본이 덜된 검·경의 초상이 더없이 초라하다. 5월 25일, 검찰은 전남 순천 별장을 수색하면서 ‘비밀의 방’에 숨은 유 씨를 찾아내지 못해 이후 만사를 더 틀어지게 했다. 그날 새벽 휴게소 식당 수색 후 ‘별장에서 유 씨를 봤다’는 정보를 확보하고도 낮·밤 두 차례 수색을 다 그르친 검찰, 또 현지 사정에 밝은 경찰에 수색 사실조차 숨긴 검찰이다. 수색 뒤 잠복근무 1명도 두지 않고 철수해 유 씨 검거의 ‘마지막 기회’조차 흘려보냈다. 6월 12일, 경찰은 별장에서 2.5㎞ 떨어진 매실밭 숲의 유 씨 시신과 그 복색·유류품, 또 부검의의 ‘손가락 절단’ 소견까지 대충대충 봐넘겨 직무를 유기했다.

6월 27일, 검찰은 함께 은신했던 여비서가 직전 26일 ‘비밀의 방’을 진술하자 별장을 재수색, 유 씨가 머물렀던 흔적과 거액을 찾아냈지만 그런 사실을 경찰은 물론 청와대에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사흘 뒤인 6월 30일 박근혜 대통령은 5월 27일-6월 2일-6월 10일에 이어 네 번째로 유 씨 검거를 공개 독려했다. 18일 전에 이미 시신으로 발견된 유 씨를 검거하라는 대통령의 독려, 그 블랙코미디도 검찰의 책임 몫이다. 이후에도 변사 공식 확인까지 한 달 내내 쉬쉬해온 검찰이다.

다시 돌아보기에도 민망한 이런 과정은 수사의 최고 지휘부까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돌발적 사건이라면 ‘정치적 책임’에 그칠 수도 있지만, 3개월에 걸쳐 국민적 관심 속에서 진행된 사안이다. 수사 일선의 역량이 부족한지,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챙겨서 최상의 성과를 내게 하는 것이 바로 지휘부의 존재 이유다. 이런 점에서 김진태 검찰총장, 이성한 경찰청장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 인책론의 정점은 황교안 법무장관으로서, 검·경 공조 실패로 인한 형사사법 체계의 공신력 실추에 대해 직(職)으로 속죄해야 할 것이다. 물론 김 총장도 이 청장도 임기직이다. 그러나 임기는 권력 등의 외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장치일 뿐 결코 지휘 실패를 감싸줄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검찰은 세월호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유 전 회장이 정·관계 및 금융계에 로비했거나 세모 법정관리가 부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양자 씨는 유 전 회장의 처남과 재혼한 사실이 없어 바로잡습니다. 유 전 회장은 극동방송국 근무 당시 운영 주체인 팀선교부와 원만한 합의 하에 결별했음을 확인했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은 신도들이 참고인들을 위협하거나 협박했다는 주장과 유 전 회장이 교주라는 주장, 신도 및 직원들에게 사진을 강매했다는 주장은 사실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작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보도와 달리 ‘천해지’는 ‘하늘 바다 땅’, ‘아해’는 ‘어린아이’, ‘세모’는 ‘삼각형’이란 뜻이며 유혁기·김필배·김혜경 씨 등은 세월호 사고(4월 16일) 이전에 출국했으며, 신도 양모 씨는 수억 원의 교회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주식을 소유하지 않아 실소유주가 아니며, 금수원 인근 아파트 200채를 차명으로 소유한 사실이 없고 신모 씨는 유 전 회장의 비서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