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본사 인력의 15%를 사업장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본사 조직을 슬림화하고 현장을 강화해 ‘비상경영’을 더욱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근무 중인 경영지원실 소속 1000여 명의 인력 가운데 15%인 150명 정도를 수원사업장 등 ‘현장’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력들은 무선, 영상디지털(VD), 반도체(DS)사업부문에 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은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 슬림화와 현장인력 강화를 통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의미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차장급 대상의 명예퇴직 실시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현장 인력 강화는 올 2분기 실적 부진에 대응한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어려워진 경영 여건 극복을 위한 조직 다잡기 차원인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오는 26, 27일에 수원사업장에서 경영지원실과 소비자가전(CE), 무선 부문의 전 임원이 참가하는 워크숍을 열어 3분기 실적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전체 임원 1200명 중 해외 법인과 연구소를 제외한 600여 명의 임원이 참석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하자 올 1월에도 사업부문별로 ‘한계돌파 재도약 결의대회’를 잇달아 개최한 바 있다.

비용 절감도 진행되고 있다. 임원들의 해외출장 시 항공편은 이코노미석(일반석)을 이용하고, 출장비도 20% 줄이기로 했다. 무선사업부 임원들은 올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의 25%를 반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2분기 실적(확정치)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8일 공시한 잠정 실적은 매출 52조 원, 영업이익 7조2000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45% 감소해 2년 만에 7조 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