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자사고 학부모들이 강경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교가 폐지될 경우 행정소송을 벌이는 등의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자사고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서울지역 자사고 중동고등학교의 학부모인 양순지 전국자사고학부모연합회(이하 자학연) 회장은 1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 한 곳이라도 부당한 평가를 통해 폐지가 된다면 전국 자사고 학부모들이 공동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자사고 평가 추가 항목 중 일반고에 대한 영향 부분은 객관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외고·과학고에 의한 영향이 배제돼 정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사고 폐지 시 특성화 프로그램 폐지 등으로 재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중학생들도 입시 혼란을 겪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14일 조 교육감은 서울지역 25개 자사고 교장단과 첫 간담회를 갖고 자사고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하는 학교에는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장들이 학부모들의 반발을 가장 우려하고 있어 자발적인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 한 자사고 교장은 “학부모들이 자사고 정책 변화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만큼 학교장들이 부담을 느껴 자발적인 일반고 전환을 결정하는 곳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또 교육청이 폐지할 자사고 숫자를 정해놓는 등의 조치를 취할 시에도 자사고들은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학연은 지난 6월 전국 자사고 교장단으로 구성된 전국자사고연합회와 자사고 문제에 공동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들은 또 조 교육감과 교장단의 간담회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각 학교별로 교장과 학부모들이 만나 협의할 계획이다. 전북지역 자사고인 남성고(익산)와 중앙고(군산)는 지난 2010년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자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기도 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