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교묘하고 지능적인 수법으로 중국 등을 통해 마약류를 밀반입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관세청이 소형 핸드백에서 찾아낸 메스암페타민(왼쪽)과 커피머신 속에서 적발한 메스암페타민. 관세청 제공

지난 6월 1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중국 산둥(山東)성 롱청(英成)항을 출발, 경남 거제 고현항에 입항하는 ‘제7동방호’란 화물선을 주목했다.

사전에 국내 최대의 메스암페타민(히로뽕) 밀수·유통조직이 밀반입을 시도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한 후 6개월간 예의주시한 터였다. 이 배를 정밀검색한 세관은 선용품창고에 숨어 밀항을 시도하던 운반책을 검거하고 2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분량인 히로뽕 6.1㎏(시가 183억 원 상당)을 적발했다.

올해 상반기에 적발된 마약 압수량이 금액으로는 1195억 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많이 남용되는 마약류인 히로뽕의 경우 국민 134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 압수되는 등 국민 건강을 위협할 마약류 밀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에 단속된 마약류는 153건, 51.8㎏, 시가로는 119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와 견줘 각 20%, 61%, 84%가 증가한 수치다. 마약류 단속 금액은 2011년 619억 원, 2012년 635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929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종류별로는 히로뽕이 40.4㎏(32건)으로 가장 많았고, 합성대마 등 신종마약이 9.2㎏(77건), 대마가 1.8㎏(35건)에 달했다. 히로뽕의 경우 이미 지난해 전체 압수량 30.2㎏을 넘어선 것으로, 10년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관세청은 국제 범죄 조직에 의해 중국 및 멕시코로부터 대형 밀수가 늘고 있는데다, 합법을 가장한 해외 인터넷 판매 사이트의 광고에 현혹돼 개인 소비 목적으로 신종 마약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우편을 이용한 소량의 마약밀수도 증가추세다.

임현철 관세청 국제조사팀장은 “하반기에도 국제 범죄 조직에 의한 대형 히로뽕 밀수와 신종 마약 밀반입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 우범여행자 및 화물에 대한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겠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