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2위-무르시 축출 이집트 3위

미국의 국제기독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스(Open Doors)’는 지난 6월 초 전 세계에서 기독교와 관련된 폭력 및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 10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먼저 오픈 도어스는 2012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7개월 동안 전 세계적으로 3641곳의 기독교 관련 시설이 파괴됐으며 기독교도에 대한 폭행과 납치, 강간, 체포, 강제결혼 등의 폭력 행위는 1만3120건가량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이 기간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5479명에 달했으며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일어난 상위 3개 국가의 사건 수가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오픈 도어스가 발표한 10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한 곳은 나이지리아로, 최근 몇 년 새 급부상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기독교도와 서구인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테러를 벌이고 있다. 이슬람 성월 라마단 첫날인 6월 29일에는 보코하람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교회 5곳을 잇달아 습격해 100명 이상을 살해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오픈 도어스의 조사기간 동안 나이지리아에서는 2073명의 기독교도가 숨졌다.

또한 2위는 내전과 이슬람교 종파갈등을 겪고 있는 시리아, 3위는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극심한 사회 혼란을 겪고 있는 이집트가 차지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파키스탄, 콜롬비아, 인도, 케냐가 순서대로 뒤를 이었으며 이라크가 10위에 올랐다. 이 기간 시리아에서는 1479명,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115명의 기독교인이 숨졌다.

이번 목록 작성에 참여한 오픈 도어스 소속 프란스 메르만은 “이슬람 극단주의, 부족 간 갈등, 조직적인 부패가 (기독교 관련) 폭력 사태를 부채질하는 주요 원인들”이라며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는 목록의 상위 10개 국가 중 7개 국가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오픈 도어스가 매년 발표하는 월드워치리스트(WWL)에서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로 꼽혀온 북한은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오픈 도어스 현지활동가인 얀 베르메르는 이에 대해 북한에서 살해당하는 기독교인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폐쇄적인 북한사회의 특성상 북한에서 발생하는 기독교 관련 사건의 수를 정확하게 집계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