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한민구 전 합동참모본부의장이 임명된 가운데, 한 장관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언급한 ‘친북·종북 군 간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소수 간부”라고 밝힌 한 장관 발언의 배경에는 군에서 친북·종북 관련 혐의로 검거된 이들의 대다수가 병사들이지만, 검거되지 않았을 뿐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군의 간부가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는 매년 10명 안팎의 장병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거하거나 순화·계도 조치해 왔다.

한 장관은 29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군에 친북·종북 성향의 간부가 있느냐”는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극소수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군 내에서는 특히 2000년대 이후 ‘주적 개념’을 확립하지 못한 장병들이 늘어났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돼 왔다. 지난 2004년 1월 육사에 합격한 가입교생 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군의 주적을 미국(34%)으로 응답한 비율이 북한(33%)에 비해 많았고, 비슷한 시기 육군 논산훈련소 등에서도 미국을 주적으로 인식하는 장병들의 비율이 높았다. 이 때문에 군의 원로급 관계자들은 “싸울 의미를 모르는 군인은 적보다 더 무서울 수 있다”며 장병들의 정신전력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 아래 한 장관이 청문회 과정에서 군의 친북·종북 간부를 언급함에 따라 향후 군의 ‘정신전력 강화’가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합참의장을 맡았던 한 장관은 군 안팎으로부터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어, 장관직을 수행하면서부터는 북한의 도발에 강경 대응 지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청문회 답변 과정에서 한 장관은 강경한 어조로 “앞으로 북한이 전직 장관(김관진) 이상 가는 비난을 (나에게)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은 지난 1999년 폐지됐던 정신교육 전담기관 ‘국방정신교육원’을 2013년 12월 재창설해 합동군사대학교 산하로 편성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