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주의 잭슨시는 탱크를 사서 무장했고, 구치소를 증설했어요. 폭동에 대비하기 시작했지요.”

미국의 공영방송 PBS는 지난 23일 ‘미시시피 프리덤 서머(Mississippi Freedom Summer)’ 투쟁 50주년을 맞아 특집 다큐멘터리 방송을 보도했다. 미국 시민 운동사의 한 획을 그었던 1964년의 미시시피 프리덤 서머를 재조명하면서 오늘날 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탄생시킨 미국의 인종차별 철폐 역사에 담긴 과거를 되돌아 봤다.

1964년 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SNCC) 실무국장이었던 찰스 코브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미시시피주로 간다는 사실은 매일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의미임을 학생들에게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당시 오하이오주 옥스퍼드시 웨스턴 칼리지에서 참여 학생 교육을 담당했던 그는 “실종된 앤드루 굿먼, 제임스 체니, 마이클 슈워너 세 명은 숨졌을 것이라고 참여학생들에게 알렸다”라면서 “우리는 솔직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휘했던 스탠리 넬슨 감독은 “당시 촬영됐던 옛 영상물에 등장하는 한 여대생은 ‘단지 모집 포스터를 보고 참여를 결정했다’라면서 즉석에서 서명을 하고 참여자 교육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시시피주의 백인사회는 프리덤 서머 투쟁이 전개된다는 소식을 듣고 무기 증강에 나섰지만 참여 학생들은 오히려 늘어갔다. 마이애미대의 앤 암스트롱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옥스퍼드 사회에서는 왜 남부 미시시피주의 문제를 놓고 북부가 고민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대답은 명확했다”라면서 “미국은 투표권을 요구하는 흑인들에게 너무나 오랫동안 야만적 폭력을 휘둘렀다”고 정의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변호사로 활동했던 데이비드 캔달은 미시시피 프리덤 서머 투쟁에 참여하기 위해 웨스턴 칼리지에 모였던 학생 중 한 명이었다. 그는 “1964년 여름 ‘미국은 과연 누구의 나라인가’라는 문제를 놓고 투쟁이 벌어졌다”라면서 “인종격리주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미국은 지옥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