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아쉬움’ 창원지방법원이 26일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 2만8123명이 애플을 상대로 낸 위치정보 불법수집 집단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자 원고 대리인 김형석(오른쪽) 변호사가 실망한 듯 고개를 숙인 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폰의 동의없는 위치정보 수집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3만 명에 가까운 국내 소비자들(원고)이 다국적 기업인 애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했다.

창원지법 제5민사부(재판장 이일염 부장판사)는 26일 임모 씨 등 국내 아이폰 사용자 2만8123명이 “동의없이 위치정보 수집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미국 애플 본사와 애플 코리아를 상대로 낸 1인당 100만 원의 위자료 청구 집단소송에서 “동의없이 위치정보가 수집된 것은 인정되나 원고들의 권익침해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애플이 2010년 6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동의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보이고 위치정보를 저장할 때도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위치정보법 위반은 인정된다”며 “하지만 당시 원고들의 기기가 분실이나 해킹, 외부유출로 인한 개인 위치정보 피해는 찾아볼 수 없고 저장된 정보가 과거 위치정보이고 개인신상정보가 아니어서 커다란 권익침해가 적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금전적으로 위자료를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미래로는 2만8123명 소송인단을 모집해 2011년 8월 17일 ‘소유자의 동의없이 위치정보가 수집된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애플을 상대로 원고 1명당 100만 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

당시 국내에서 아이폰이 300만대 이상 팔린 것을 감안하면 대략 1% 미만의 사용자가 소송에 참여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애플사가 아이폰을 통해 사용자의 동의 없이 몰래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7조를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며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측은 “기기(아이폰)의 위치산정은 애플 서버와 상관없이 기기 내 운영체제가 독자적으로 수행, 애플이 위치정보를 수집하지 않았다”며 “저장정보는 기기를 인식한 기지국 위치 등이며 기기 이용자의 개인 식별 정보는 없다”고 맞섰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