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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국 순방(16∼21일)에 고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동행하기로 한 데에는 여야 원내대표의 찰떡궁합이 큰 역할을 했다.

전 의원의 박 대통령 해외 순방 동행은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부녀와 전 의원 남매 간 정치적 화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태일 열사는 박정희 정권 시절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를 만나 전 의원의 동행을 조심스럽게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그동안 야당이 대통령 순방 동행을 번번이 거부했는데 박 원내대표가 전 의원이 동행토록 결정해서 국민들에게 화합과 소통의 사인을 보내는 게 좋겠다”고 박 원내대표를 설득했다고 한다.

청와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던 이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향해서도 전 의원의 동행을 건의했으며 청와대도 이 원내대표의 아이디어에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간 소통정치를 위해 여당의 제안을 길게 고민하지 않고 야당으로선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박 원내대표의 결단력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두 원내대표가 당초 예상을 뒤엎고 작품을 하나둘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두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 정치권에서는 강성인 두 원내대표가 강대강 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 우려가 이번 공조를 통해 어느 정도 씻겨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2012년 8월 전태일재단을 방문하려 했지만 그때에는 전 의원이 거부한 바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