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소 5년 전부터 보훈병원의 대기 기간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워싱턴타임스(WT)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보훈병원의 진료 대기 기간과 관련해 보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WT는 미국 정보공개법(FOIA)을 이용해 2008년 말 구성된 오바마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된 미국 보훈부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보훈병원들이 환자 진료 대기 기간을 실제와는 다르게 정부에 보고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보훈부가 병원들이 공개한 대기 기간을 신뢰하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보고서는 이 문제에 대해 “단순히 자료의 신뢰성 문제가 아니다”라며 “퇴역 군인들이 진료를 늦게 받거나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해 (정부가 제공하는) 의료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보훈부 감찰관이 진료 대기 기간의 정확성을 점검해봐야 한다고 권고하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고 WT는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는 보훈병원이 대기 기간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5월 28일 발표된 보훈부 감찰관의 중간 실태 보고서는 대다수 예약 환자들이 보훈부의 목표 대기 기간보다 더 많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숨기기 위해 병원 측이 ‘비공식 대기자 명단’을 비밀리에 관리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2008년 제출된 보고서는 보훈병원 문제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도 짚었다. 보고서는 “2005년 이후 작성된 (보훈병원) 감사 결과 진료 예약 절차와 관련 정책의 불이행, 환자 대기 기간의 부정확한 보고, 대기 명단의 오류 등이 발견됐다”고 적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시행된 군 감찰관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아홉 개의 권고사항이 작성됐으나 2008년 당시까지만 해도 이것이 거의 이행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재직했던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보훈병원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미국 비영리단체 퇴역군인협회(TREA)의 워싱턴지국 사무국장인 디어드리 파크 홀먼은 미국 정부 각료들을 겨냥해 “그들은 분명 보훈병원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어야 한다. 이는 과거부터 다뤄졌어야 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