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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과학 서평집 ‘다윈의 서재’(바다출판사)를 낸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우리 사회의 ‘책읽기 편식’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과학책은 거의 읽지 않는 심각한 편식 상태라는 지적이지요. “인류 지성사를 보면 인간, 자연, 우주, 생명에 대해 근본적(과학적) 발견이 이뤄지면, 인문 분야가 뒤따르며 설명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전개돼 왔다”며 우리의 책읽기는 교양의 균형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당연한 지적이지만 실제 북리뷰를 꾸릴 때도 상대적으로 인문이 앞서고 과학은 밀리곤 합니다. 우리 사회의 일반적 책읽기 취향이라는 거대한 자장 속에 있는 데다 과학책은 전문적이어서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신간 중에서 쉽게 읽히면서도 깊이가 만만찮은 대중과학책들을 몇 권 추리다 이석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의 ‘초신성의 후예’(사이언스북스)와 일본 과학 저널리스트 아오노 유리(靑野由利)의 ‘코스모스 시크릿’(북뱅)을 골랐습니다.

‘초신성의 후예’는 은하별 생성 과정 연구로 세계 천문학계를 놀라게 한 천문학자 이 교수의 에세이입니다. 우주를 꿈꿨던 소년이 나사(미 항공우주국) 연구원과 옥스퍼드대 교수를 거쳐 은하진화 연구의 최전선을 개척하는 천문학자로 성장하기까지의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 여정 속에 우주 탄생의 신비, 밤하늘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쉽게 풀어냅니다. 이 교수는 “우리 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소는 우주 생성 초기 3분에 만들어졌고, 그 외 탄소, 산소, 철 등도 태양에 의해, 또 수명을 다한 별이 폭발하면서 방출한 것”이라며 우주에서 온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해 우주를 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코스모스 시크릿’은 2012년 힉스입자 발견 발표 현장을 가슴 졸이며 지켜봤던 기자가 힉스입자에서 시작해 풀어내는 우주의 비밀 이야기입니다. 소립자 탄생에서 지구, 별, 은하, 우주 탄생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 모든 것이 어떻게 해서 오늘날과 같은 것이 되었는지에 대한 빅히스토리(Big History)입니다. “138억 년을 거친 우주의 한 구석에 우리가 존재하고, 빛의 속도로 몇 만년이 걸려야 닿을 수 있는 우주의 저편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이나 장소가 여기 있다는 것이 신기롭기만 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머릿속에 숱한 별들이 윙윙 돌아가다 문득 별을 본 적이 언제였던가라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도시의 불빛과 변변치 않은 시력 때문에 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 저자의 말처럼 불완전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광활한 우주에 가득할 별을 생각하니 하루하루 땅만 보고 뛰어다니는 우리들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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