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립 여당 공명당이 “집단적 자위권보다는 경제가 우선”이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자민당이 추진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목적의 헌법 해석 변경 구상에 제동을 걸었다.

NHK에 따르면 이노우에 요시히사(井上義久) 공명당 간사장은 20일부터 시작되는 여당 내 협의에 앞서 열린 19일 당정협의회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으로부터 “여당 협의를 확실하게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는 요청을 받고 “국민이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경기의 지속적인 회복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확실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자민당에 경제대책이 정권 운영의 핵심이라고 반박한 셈이다.

이노우에 간사장은 또 “여당 협의는 확실히 하겠지만,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아베 총리 측이 ‘가을 임시국회 이전’으로 시한을 정하고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일본 언론들은 공명당이 ‘시간 끌기’ 전략으로 아베 총리와 자민당에 맞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당의 모체인 창가학회가 평화주의를 내걸고 있어 집단적 자위권 행사 계획에 동조하기 어렵지만, 거대 정당인 자민당과 손잡고 연립 여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당장 추진해야 할 이유는 없다”며 여당 내 협의를 지연시키면서, 여론의 반대를 등에 업고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민당은 올가을 임시국회 이전에 헌법 해석 변경 방침을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말 ‘미·일 방위협력 지침’을 재개정할 때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한 각의 결정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구상이다.

아베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계획을 서둘러 추진해 달라며 자민당 의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19일 밤 일부 국회의원과 만나 “숙고해서, 결정해야 할 때는 결정해야 한다. 정치인은 결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