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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를 때 가장 먼저 챙기는 것 중의 하나가 목이 마를 때 마시는 물부터 시작해 오이 등의 채소와 사과 그리고 사탕이나 초콜릿 등 산행식이다. 그러나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 소지자는 산행식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당뇨 환자의 경우 일반 산행객과 마찬가지로 초코파이를 들고 올라가 시장기가 돈다고 쉼터에서 먹는다면 혈당이 갑자기 올라 몸에 좋은 유산소운동이라는 등산을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 그리고 그 같은 성인병 유발 요인을 몸에 지닌 복부비만인 사람들이 산에 오를 때 적합한 산행식을 강재헌(가정의학)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의 조언으로 알아보았다.


- 고혈압-오이·바나나·찐감자 : 나트륨 낮추고 칼륨 풍부… 담백하게

고혈압의 주된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이다. 따라서 산에 오를 때도 주의깊게 산행식을 챙겨야 한다. 우선 대원칙은 나트륨 함량이 적고,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 성분이 많은 식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등반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오이도 그런 식품 중의 하나다. 오이의 나트륨 함량은 100g당 2㎎에 불과하고, 대신 칼륨 함량은 312㎎으로 높다. 그리고 당질 대사를 돕는 비타민B 성분도 풍부하다. 비타민B1은 0.04㎎, 비타민B2는 0.02㎎, 비타민B6는 0.04㎎, 니아신은 0.3㎎ 함유하고 있다.

바나나와 찐감자에도 나트륨은 적지만 칼륨은 많이 들어 있다. 바나나는 나트륨 2㎎, 칼륨 380㎎, 찐감자는 나트륨 3㎎, 칼륨 484㎎을 각각 함유하고 있다.


- 당뇨-토마토·김밥·견과류 : 당분 적고 수분 많은 토마토… 상큼하게

전문가들은 당뇨 환자의 경우 출발 전 식사를 든든히 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어느 정도 배가 차 있어야지 산행 중에 간식을 먹어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행식으로는 제철을 맞은 토마토가 많이 권해진다. ‘토마토가 빨개지면 의사 얼굴은 파래진다’는 서양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 토마토는 대표적인 항산화 식품이다. 특히 당분이 많지 않은 대신 수분 함량이 높아 당뇨 환자의 산행식으로 좋다.

김밥은 언뜻 생각하기에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당뇨 환자가 피해야 할 음식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김밥에는 쌀밥 외에도 시금치와 노란무, 계란 지단, 어묵, 맛살, 우엉 등 여러 식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혈당을 천천히 올려 준다. 그런 점에서 샌드위치도 당뇨 환자들에게 좋은 산행식 중 하나다. 호두 등의 견과류도 당뇨 환자들에게 적합한 산행식이다. 비타민E가 풍부해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다.

한편 당뇨 환자는 산행을 떠날 때 저혈당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초콜릿과 캔디를 적당량 비상식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 복부비만-당근·딸기·찐계란 : 콜레스테롤 흡수 막는 레시틴… 든든하게

복부비만 소유자들은 포만감을 주면서도 칼로리는 낮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근도 그런 식품 가운데 하나다. 당근은 100g당 열량이 34㎉로 낮으며, 식이섬유는 2.9g이다. 뿐만 아니다. 체내에서 비타민A로 합성되는 베타카로틴(100g당 7620㎍)이 풍부해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성인병으로부터 유발되는 뇌졸중을 예방해 준다.

딸기 역시 복부비만 소유자들에게 좋은 산행식이다. 100g당 열량이 36㎉로 낮다. 딸기는 비타민C가 풍부해 항산화작용이 뛰어나고 딸기 속의 엘라그산(ellagic acid)은 암세포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찐계란 역시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어서 복부비만 소유자들에게 좋다. 계란은 콜레스테롤이 높은 식품이지만 노른자의 레시틴이 혈전, 심장병, 동맥경화증, 고혈압 및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이 인체의 혈액 속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 준다. 레시틴은 인체의 지방을 직접 분해하는 기능도 겸비하고 있다.

글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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