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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월드컵이 42일 앞으로 다가왔다. 홍명보 감독은 물론 우리가 만날 H조 상대팀 감독들은 유독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이들의 성적과 스타일을 전격 해부했다. 홍명보는 원칙고수형이고 빌모츠는 선수친화형이며 카펠로는 전술지략형에 가깝고 할릴호지치는 독불장군형으로 보인다.

◆홍명보(45)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안 돼.” =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6월 부임하면서 선수들에게 기술과 조직력은 물론 생활의 ‘기본’을 요구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이 드레스 코드다. 대표팀 선수들이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로 소집되는 첫날에 반드시 정장을 입도록 했다. 정신무장부터 하라는 주문이다. 최근 선수들의 ‘입’단속도 하고 있다. SNS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다니 아우베스의 ‘바나나 퍼포먼스’ 때 국내 선수들의 팔로를 하나도 볼 수 없었던 이유다. ‘노 스마일(No Smile)’ 원칙을 고수하는 그는 “월드컵에서 내 목표는 있다. 다만 아직 밝힐 수는 없다”며 또 한번 신중을 기하고 있다.

◆마크 빌모츠(45) “선수 선발은 감독의 권한” = 빌모츠 감독은 홍 감독과 동갑내기에 선수시절 ‘붙박이’ 국가대표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홍 감독은 수비수, 빌모츠는 ‘멧돼지’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 많이 뛰는 공격수였다. 이런 경험은 지도 스타일에도 드러난다. 아드난 야누자이(1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발탁하면서 그는 공식 발표에 앞서 먼저 SNS로 알렸다. 이에 같은 포지션의 주전 케빈 미랄라스가 불만을 늘어놓자 “감독의 권한이니 간섭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빌모츠는 정보력에 강하고, 선수들과 친화력도 높은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벨기에의 ‘뉴제너레이션’ 세대를 완성하면서 그간의 파벌을 없애 화합의 아이콘이 됐다.

◆파비오 카펠로(68) “러시아 뛰어난 팀 아니다.” = 카펠로 감독은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전력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눈에 띄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어 조직력이 강해야 한다는 논리를 ‘원 팀(One Team)’으로 표현했다. 홍 감독의 ‘원 스피릿, 원 팀, 원 골’과 일맥상통한다. 카펠로의 경험과 지도력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명장으로서 2002 한일월드컵 거스 히딩크 감독의 명성에 못지않다. 그러나 비밀스러운 스타일에서는 이탈리아 마피아 같은 느낌을 준다. 감독치곤 매우 높은 780만 유로(약 112억 원)의 연봉도 화제다. 대신 지역 예선에서 7승1무2패의 성적으로 보답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62) “내 허락 없이 A매치 잡지 말라.”= 할릴호지치 역시 속내를 알기 어려운 감독 중의 하나다. 게다가 고집불통이다. 그는 최근 알제리축구협회와 여러 차례 충돌했다. 계약기간 연장과 A매치 일정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다른 곳으로 갈 것이라는 뜻을 밝혀 왔다. 지난 3월 초 협회가 잡은 포르투갈과의 친선경기를 반대했고 멕시코, 잉글랜드와의 평가전도 취소해 애를 먹였다. 최근에는 대표팀 선수들을 열흘간 소집, ‘특별훈련’을 해 ‘독불장군형’ 스타일로 구설에 올랐다. 그러나 지역 예선에서 5승1패(승점 15)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잡음을 잠재웠다. 공격수 출신답게 다양한 공격 조합으로 알제리의 전형을 변화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인구·박준우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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