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3일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실종자 수색 작업을 돕는 민간 잠수부들이 팽목항에 모여있다. 현재 100여 명의 민간 잠수부가 해경 측과의 갈등으로 사고 현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실종자 수색에 뜻을 모아도 모자란 판에 해양경찰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민간 잠수부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민간 잠수부들은 이 같은 해경의 언행 탓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대영 민간 다이버협의체 공동회장은 “민간 정예 잠수요원 19명을 추려 구조 작업에 투입하겠다고 했는데, 해경 측이 ‘작업용 가이드라인(안내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면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사비로 바지선(짧은 거리에서 화물을 수송하는 부선)을 가져와 추가로 투입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가로막혔다”고 밝혔다.

일부 민간 잠수부들은 또 “해경이 민간 잠수부 철수를 요구하며 막말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 잠수부들에 따르면 고무보트를 타고 현장에 도착하자 대형 바지선에 타고 있던 해경이 “야 이 새끼야, 여기가 아무나 오는 데야”라고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민간 잠수부 100여 명이 지난 22일 오후 철수했고, 23일 20∼30명의 잠수부만 팽목항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간 잠수부는 “일부 잠수부들이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해경에 대해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최적의 대원들이 준비하고 들어갔다가 나와야 하는데 검증 안 된 분들이 그 소중한 기회를 가져가도록 할 수가 없다”면서 “검증된 분들이 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욕설에 대해서는 “민간 잠수부들에게 한 얘기가 아니라 고무보트를 조종한 해경에게 한 말이다”고 해명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구조작업의 효율성’”이라며 “일부 실종자 가족들도 구조작업의 효율성을 이유로 민간 잠수부 투입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도 = 손기은·이근평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