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물정보학 박사 출신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사무관, 이화여대 물리학 석사 출신 한국과학기술기회평가원 연구원,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원… 이렇게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음에도 결혼·육아 등의 이유로 일을 그만둔 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여성들이 부실한 정부 지원 대신 스스로 연구조합을 만들어 일자리 찾기에 나섰다. 창조경제 육성을 위해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방안들이 시도되고 있다.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 11명은 지난 2월 새롭게 일을 시작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기 위한 ‘한국창의여성연구협동조합(KOWORC)’을 설립해 최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사회과학,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기업이나 정부가 외부 연구 조합에 맡기는 연구 프로젝트들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 여러 기관의 연구 프로젝트를 외부 연구 조합에 맡기는 사업을 신청한 상태다. 석·박사로 구성된 조합원들이 각자의 전공과 경력에 맞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또 성공사례를 보고 조합에 새로 참여하거나 재취업 컨설팅을 원하는 여성들에게는 ‘경력이음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숙명여대와 세계경영연구원(IGM)도 오는 5월부터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 재교육을 위한 ‘창조프로세스 전문가 과정’을 운영한다. 이들은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들을 기업의 문제를 찾아 이에 대한 창조적 해결책을 찾아내는 역할을 할 전문가로 길러낸다는 계획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54세 미만의 경력단절 여성은 195만5000명에 달한다. 이들을 위해 여성가족부에서는 ‘여성새로일하기 센터’를 통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