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재혼한 아내를 살해한 뒤 “다슬기를 잡다 익사했다”고 사고사로 위장한 비정한 40대 남편이 범행 2년여 만에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강원 춘천지검 형사 2부(부장검사 이진동)는 홍천군 서석면 수하리 응달말교 상류 홍천강으로 유인한 아내의 목을 눌러 의식을 잃게 한 뒤 익사시킨 A(45)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2년 8월 6일 오후 8∼9시 사이에 홍천강에서 ‘다슬기를 잡으러 가자’며 아내 B(당시 44세) 씨를 물속으로 유인한 뒤 목과 어깨 등을 강제로 눌러 익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 씨는 전 아내와 이혼한 뒤 같은 처지의 B 씨와 2006년 3월부터 동거하다 2010년 2월 결혼, B 씨 이름으로 해마다 보험가입을 권유해 모두 6억1500만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뒤 이를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 씨는 아내 B 씨의 사망으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일부를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A 씨는 “아내가 강에서 다슬기를 잡는 것을 보고 텐트로 돌아와 깜빡 잠이 들었는데 아내가 보이지 않아 찾아 헤맨 끝에 강물에 빠진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단순 익사로 처리될 뻔했던 이 사건은 숨진 B 씨의 큰딸(당시 19세)이 이의를 제기, 경찰은 B 씨에 대한 부검을 통해 목과 어깨·팔다리 등에 외부 압력에 의한 흔적이 남아 있고 다수의 생명보험에 가입된 정황 등을 토대로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지난해 8월 남편 A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A 씨는 “아내의 몸에 생긴 흔적은 고주파 물리치료와 안마 때문”이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부검의와 법의학 권위자 등에게 재감정을 의뢰하고 현장 재조사 등 7개월간 보강수사를 벌여 A 씨가 보험금을 노려 아내를 살해한 뒤 사고사로 위장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A 씨는 여전히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고광일 기자 k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