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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울림이 반갑고, 새로운 음색은 즐겁다.

올봄 음악팬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가요계가 신구의 대결구도 양상을 보이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그들’은 최소 20년 이상의 베테랑, 소위 ‘원조 가수’들. 새로운 음색의 주인공은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오디션 스타’들. 이선희, 이승환, 이소라, 임창정 등 대형 가수들의 컴백이 아이돌 일색 음악방송을 변화시키더니 악동뮤지션, 피프틴엔드(15&), 이천원, 에디킴 등 오디션 출신 신인가수들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강력한 반격을 준비 중이던 아이돌 그룹 엑소는 여객선 침몰 참사로 인해 21일로 예정된 미니앨범 발매일을 잠정 연기했다. 따라서 4월 초부터 음악프로그램, 음반 판매,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베테랑과 신인가수들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디션 스타’ 중 단연 돋보이는 건 YG엔터테인먼트의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 지난해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2’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은 이들은 지난 7일 첫 공식 앨범 ‘플레이(PLAY)’를 선보였는데, 18일 빌보드가 발표한 26일자 월드앨범 차트에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타이틀곡 ‘200%’는 월드 디지털 송 차트에서 5위를 차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운영하는 가온차트(6∼12일)에서는 디지털종합, 스트리밍, 다운로드, 모바일, 앨범, BGM 등 전 부문을 석권하는 저력을 보였다. 또 지난 13일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소녀듀오 15&(JYP엔터테인먼트)에는 ‘K팝스타 1’의 우승자 박지민이 소속돼 있다. 오는 5월 정규음반 발매에 앞서 선보인 15&의 ‘티가 나나봐’는 지난 14일 올레뮤직, 엠넷, 소리바다, 벅스 등 8개 음원사이트에서 일간순위 1위를 차지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같은 대회 출신인 이천원(레브커뮤니케이션)과 Mnet ‘슈퍼스타K 4’ 출신으로 윤종신 사단에 합류한 에디킴(본명 김정환), ‘슈퍼스타K 5’ 준우승자 박시환(CJ E&M), MBC ‘위대한 탄생 2’를 통해 여심을 흔들었던 에릭남(B2M 엔터테인먼트)까지 가세하며 가요판을 뒤흔들고 있다. 각기 정통 리듬앤드블루스(R&B), 발라드, 뉴디스코 등 특색 있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으니, 이쯤 되면 ‘오디션 출신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믿고 듣는’ 베테랑 원조 가수들의 강세도 여전히 뜨겁다. 특히 이들은 음반판매량에서 선전하고 있다. 지난 18일 예스24의 음반판매 순위에 따르면 4월 11일 발매된 이소라의 정규 8집은 4위, 이승환 11집은 6위, 이선희 15집은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는 최근 MBC ‘음악중심’에서 박효신의 ‘야생화’, 임창정의 ‘흔한 노래’와 함께 1위 후보에 오르며 원조 ‘발라드의 여왕’의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오디션 출신 중 가장 두각을 보이는 악동뮤지션은 예스24 음반판매량 5위에 올라 있다.

음악팬들은 1980∼19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원조’들의 음악과 아이돌 대항마로 떠오른 실력파 ‘오디션 스타’의 음악을 골라 듣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이 신구 대결 속 과연 승자는 누가 될지 점쳐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또 오디션 출신들을 훈련시킨 기획사들 간의 자존심 싸움,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의 대결구도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부분. 지난해 ‘K팝스타 1’의 준우승자 이하이로 ‘대박’을 터뜨린 YG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악동뮤지션으로 신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다섯 번째 시즌까지 치러진 ‘슈퍼스타 K’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K팝스타’가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세로 떠올랐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