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성윤 목포지청장)는 이준석(69) 세월호 선장 등 승무원, 청해진해운 관계자, 선박검사 관련자 등을 수사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합동수사본부는 ▲출발 전 안전조치 ▲운항 시 선장 등 항해사 과실 ▲사고 발생 후 승무원의 과실 ▲사고 전 부실 선박관리 등 단계별 안전조치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경은 사고와 연관이 있는 과실이 드러난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구속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단계별 안전조치 확인 = 합동수사본부는 우선 세월호가 출발한 인천항의 CCTV 화면을 확보해 출발 전 필요한 안전조치를 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가 화물을 제대로 묶지 않아 방향전환을 할 때 선체가 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이와 관련된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화물 결박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을 계속하고 있다”며 “다만 쇠줄이 아닌 일반 밧줄로 묶었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합동수사본부는 또한 사고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급격한 방향전환이 있었는지 선장과 승무원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다. 급격한 방향전환이 있었다면 그 이유를 확인해 항해사들의 과실이 있었는지 밝힐 방침이다.

특히 선장이 조타실을 비우고 선박 안전과 관련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집중 확인하고 있다. 사고 후 승무원들이 먼저 탈출하고 탑승객들에게는 방송을 통해 배 안에 머무르게 한 조치도 주요 수사대상 중 하나다.

합동수사본부는 18일 새벽 인천항 여객터미널 내에 있는 청해진해운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안전검사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 관련 자료 분석을 통해 세월호가 증축되는 과정에서 불법이 없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 강력 처벌 방침 = 해경은 이르면 18일 이 선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선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수사본부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승무원과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전원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고, 책임이 중한 인사들은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증축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드러나거나 안전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다면 해양수산부 산하기관 공무원들이 처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합동수사본부는 “수사 대상을 제한하지 않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