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와 관련한 정부의 공식 브리핑 주체가 안전행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목포소재 서해지방해양경찰청(서해해경청)으로 변경되면서 중대본이 해경청에 책임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난 발생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스스로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8일 안행부와 서해해경청 등에 따르면, 중대본은 전날인 17일 오전 9시 강병규 안행부 장관(중대본 본부장)의 브리핑을 끝으로, 실종자 구조 및 수색 상황에 대해서는 서해해경청에서 수시로 브리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16일 오전부터 이날까지 중대본에서 행해진 공식 브리핑은 총 8차례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정부 부처 간 협의 없이 중대본이 맡아서 하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행부 관계자는 서해해경청으로 브리핑 주체를 바꾼 것에 대해 “구조와 조사 이후 상황은 현장에서 하는 게 맞다고 판단돼 서해해경청으로 이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해해경청은 인천에 본부를 둔 해양경찰청의 하부조직이며, 해경청은 또 해양수산부의 외청으로서 수상 관련 치안을 책임지고 사고 등을 수사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당초 사고 초기부터 서해해경청에서 브리핑을 해야 맞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안행부에서 서해해경청으로 브리핑 주체가 바뀐 것과 관련해서는 사고 초기 중대본에서 국민들에게 빠른 대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나섰다가 구조자 숫자에서 혼선이 빚어져 비난이 쇄도하자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해수부도 사고 주무부처임에도 불구, 초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중대본의 대처를 관망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안행부의 소극적인 브리핑 자세도 도마에 올랐다. 중대본을 지휘하는 강병규 장관은 18일 오전 공식 브리핑에서 구조와 장비 동원 현황 등에 대해 미리 준비해온 자료만 읽은 뒤 하나의 질문도 받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

안행부 관계자는 “필요할 때 다시 중대본에서 브리핑을 할 것이며, 모든 브리핑을 서해해경청으로 넘긴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