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단체장 후보 공모를 마감하고 17일 오전 중앙당 차원의 자격심사에 들어갔다. 중앙당 자격심사위원회는 18일까지 이틀간 집중심사를 벌여 최근 발표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비위 전력자나 업무능력 하위 평가자들을 후보군에서 배제시킨다는 방침이다.(문화일보 4월 14일자 1·3면 참조)

하지만 시·도당과 구 민주당 출신들이 중앙당의 ‘과잉 개입’을 반대하면서 중앙당에서의 자격심사 성격을 ‘본심사’가 아닌 ‘예비심사’로 국한해야 한다며 집단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천정배 자격심사위원장은 17일 오전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개혁공천을 위해 엄중하게 그리고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하겠다”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18일까지 자격심사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전날 오후 10시까지 기초단체장 후보 공모를 실시했다.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57개 지역에 470명이 접수를 해 평균 경쟁률은 3 대 1을 기록했다. 현역 단체장 97명 중에는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등 88명이 접수를 했다. 전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송하진 전 전북 전주시장을 비롯, 3선 연임 단체장 4명, 불출마 단체장 4명이 지원하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전남 85명, 경기 81명, 서울 80명, 전북 68명, 광주 30명 등 수도권과 호남지역에 응모자들이 많았고, 대구·울산·경북은 각각 1명에 그쳤다. 그외 충남 25명, 강원 23명, 인천 21명, 부산 16명, 충북 16명, 대전 14명, 경남 8명이 접수했다.

새정치연합은 범죄 전력 등 도덕성과 업무능력 평가를 토대로 후보자 심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도덕성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자격심사위에서 즉각 공천 배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업무능력 하위 평가자에 대해서도 공천 배제를 결정하겠다는 게 기본입장이지만 현역 의원들이 “중앙당 공천권 독점”이라며 공격하고 있어 확실한 결론은 유보한 상태다. 중앙당에서 전략공천 지역, 경선 지역 등을 몽땅 확정할 경우 이를 시·도당이 그대로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이에 따라 자격심사위가 부담을 피하기 위해 심사결과를 지도부에 보고한 뒤 당 지도부가 후보 적격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호남 지역 광역단체장 경선 룰을 둘러싼 갈등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광주시장 선거의 경우 윤장현 예비후보가 경선 수용을 결정했지만, 경선 방식을 놓고 후보들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광주에서 경선을 하게 됨에 따라 전북지사를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