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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계류 중인 핵심 경제활성화법안이 70개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가 발목을 잡아 경제 활성화 정책이 사실상 ‘올스톱’되면서 경제계 안팎에서는 ‘국회 망국론’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주요 경제활성화 법안만 70개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발의된 경제활성화법안 102개 중에서 절반 수준인 50개만 국회를 통과했고, 올 들어 추가로 국회에 제출된 경제활성화법안도 20여 개에 달한다.

당장 기재위는 우리금융지주가 광주·경남은행을 분리·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6500억 원 규모의 세금을 감면해주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을 처리해야 한다. 이번에 조특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광주·경남은행뿐만 아니라 우리은행의 연내 매각도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내수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내수 경기활성화의 핵심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아직 기재위 소위에 머물러 있다.

현오석 부총리겸 기재부 장관이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 유해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을 허용하기 위한 ‘관광진흥법’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 발목이 잡혀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정보통신공사업법’, ‘과학기술기본법’,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등 경제활성화 관련 핵심 법안만 무려 7개를 붙잡고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

18일 오랜만에 기재위가 열리기는 하지만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들의 국회 통과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데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트위터에 야권 인사들에 대한 비난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 부총리는 이날 기재위에서 안 사장 임명과 관련된 보고를 할 계획이며, 야당은 현 부총리가 안 사장을 추천한 경위를 해명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식(연세대 교수) 한국경제학회장은 “정치권이 조속히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