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각국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년을 맞은 가운데 주요 수입 품목으로 꼽히는 포도주 수입은 3.8배로 늘었지만 위스키 수입은 0.7배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16일 FTA와 관련해 수입비중이 높은 간판 품목인 포도주와 위스키의 지난해 수입동향을 분석한 결과 포도주 수입은 FTA 발효 이전인 2003년 대비 금액기준으로 4600만 달러에서 1억7200만 달러, 중량기준으로는 1만3980ｔ에서 3만2557ｔ으로 2.3배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면 영국산이 95% 가량인 위스키 수입 금액은 같은 기간 2억5000만 달러에서 1억8500만 달러로, 중량으로는 2만5167ｔ에서 1만8434ｔ으로 줄었다. 2003년의 경우 위스키 수입이 포도주보다 금액기준으로는 5.4배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1.1대 1 수준으로 근접했다. 중량기준으로는 이미 2006년에 포도주 수입이 위스키 수입량을 앞질러 지난해에는 포도주가 위스키보다 1.8배 많이 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연합(EU)과 미국산 포도주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다가 2008년, 2009년에 감소했지만 FTA발효를 계기로 다시 증가추세를 띠고 있다. 그러나 위스키는 한·EU FTA 체결에도 불구, 도수가 높은 주류에 대한 수요 감소 등으로 수입이 줄었다.

포도주 수입을 국가별로 보면 2003년의 경우 프랑스가 금액·중량에서 1위였으나 지난해에는 금액면에서는 1위를 유지했지만 중량에서는 칠레, 스페인, 이탈리아에 이어 4위로 처졌다.

칠레산 포도주는 FTA 효과를 가장 많이 보며 약진했다. 2003년의 경우 중량기준으로 7위에 불과했으나 FTA 발효 이후 수입이 크게 늘면서 2008년부터 중량기준 1위를 계속 유지해 FTA 조기체결에 따른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주 수입국 중 FTA가 발효되지 않은 호주의 경우 2003년에는 4위 수입국이었으나 지난해에는 6위로 밀려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EU산 위스키는 오는 7월, 미국산 위스키는 2016년 1월부터 세금이 줄면서 앞으로 위스키 수입이 다소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