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靑年) 고용은 쉬 풀리지 않는 난제다. 대졸자는 넘치는데 이들이 원하는 번듯한 일자리는 태부족이고, 중소기업 일자리는 남아돌지만 청년들은 취직을 꺼린다. 정부가 15일 내놓은 ‘청년 고용 대책’은 일단 후자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책 수단은 역시 돈이다. 내년부터 신성장동력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고졸자에 매년 100만 원, 최대 3년 간 300만 원의 근속장려금을 준다. 중소기업 청년 인턴에게 주는 취업지원금도 제조업 생산직의 경우 22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올렸다. 근로소득세 경감 등 세제 혜택도 병행한다.

정부는 이 대책으로 2017년까지 청년 일자리 50만 개 증가를 기대하지만, 돈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또 끌어가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청년 일자리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2009년 1조2118억 원에서 지난해 1조7903억 원으로 4년 새 47.7%가 늘었으나 정작 청년고용률은 40.5%에서 39.7%로 내려갔다. 전체 예산으론 큰 돈이지만, 개별 기업과 개인 차원에선 유인(誘因)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정도의 규모다. 그나마 청년 인턴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얻은 사람도 지원금이 끊기면 60% 이상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현실이다.

고교와 기업을 오가는 스위스식 도제수업을 도입하겠다는 방안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 순방 결과물인 듯하지만, 강소기업이 주축인 스위스와 한국의 여건은 다르다. 경제의 기초체력이 다른데 이명박정부 때는 독일형 마이스터고, 박정부에선 스위스형 수업 등으로 유행을 좇는 인상이다. 국내 특성화고 졸업자는 5년반 동안 평균 3.9개 직장을 전전한다. 가장 먼저 꼽는 전직 사유가 ‘전망이 없어서’(24.7%)라고 한다. 아무리 돈을 쥐어주며 중소기업에 가라고 해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실효성이 있을 수 없다. 결국 근본책은 중소기업을 강하게 키우는 것이다. 정작 독일·스위스에서 배워야 할 점은 외형 아닌 내실이다. 인생을 걸 만한 강소기업이 많다면 굳이 대학 진학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세금만 퍼붓는 미봉책으론 청년 고용 문제를 풀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