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이르면 이번주중 ‘금융 중앙수사부’로 불리는 기획검사국을 신설한다. 상주검사역 도입에 이은 두 번째 고강도 검사 강화 방안이다.

잇단 대형 금융 사건·사고 등에 대한 최수현 금감원장의 강력 경고 발언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종 금융비리 정보를 수집하고 금감원장의 특명검사를 실시하는 기획검사국이 가동되는 것이어서 금융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6일 “금감원이 이르면 이번주중으로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기획검사국을 신설할 것”이라며 “대형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기동검사 체제 구축을 위한 것으로, 필요할 경우 금감원장 지시에 따라 전체 금융회사를 상대로 특명검사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획검사국은 금융정보분석실을 산하에 두고 금융권 전체의 비리를 총괄 조사하는데, 각종 제보성 민원·현장정보 등을 수집 관리하면서 문제징후 포착 시 현장검사도 즉각 실시한다. 이 같은 금감원의 새로운 검사조직 체제는 범죄정보기획관실과 중수부를 산하에 두고 범죄정보를 수집하고 검찰총장의 특명수사를 담당케 한 중수부 해체 이전의 대검찰청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은 최근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정보기술(IT) 및 개인정보 관련 검사 역량 강화를 위해 유관부서의 조직 및 기능도 이번에 확충한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가 이날 오후 정례회의에서 부원장 임명 승인안을 통과시키면 부원장보 임원인사를 단행한 후 이르면 17일 이 같은 취지의 국장급 간부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초대 기획검사국장은 선임국장이자 은행분야 검사 베테랑으로 평가받는 양현근 서민금융지원국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5일 최수현 금감원장은 10개 은행장들을 긴급 소집하고 대형 금융사고 발생 시 앞으로 경영진과 내부통제 책임자까지 중징계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전달하고 상주하면서 밀착 감시하는 상주검사역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본점과 영업점에 대한 불시 현장검사를 실시해 내부통제 이행 상황을 사전예고 없이 불시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거듭된 엄벌 경고에도 불구하고 금융회사의 각종 비리 사건 및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금융당국의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감시와 제재 수위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