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 이후 50년…‘환경운동의 아이콘’ 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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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카슨:환경운동의 역사… / 윌리엄 사우더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은 1873년 오스트리아의 한 대학원생이 처음 합성해낸 후 1939년 스위스 화학자 파울 헤르만 뮐러에 의해 강력한 살충제로 개발됐다. 인간에게 질병을 옮기는 곤충과 작물에 해를 끼치는 해충을 박멸해주는 이 살충제는 1950년대 말 엄청난 기세로 제조되고, 사용됐다.

하지만 사용량이 늘며 어류, 조류, 야생동물 등에 부수적인 피해를 준다는 보고가 잇따랐고, 1972년 결국 미국 환경보호국에 의해 사용이 전면 중단됐다. 이런 정부의 조치를 이끌어낸 배경에는 DDT의 치명적인 피해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선 겸손한 생물학자가 있었다. 바로 레이첼 카슨이다.

1962년에 출간된 카슨의 저서 ‘침묵의 봄’은 환경을 부주의하게 오염시키는 사태에 각성을 촉구했다.

이 책은 2012년 ‘침묵의 봄’ 출간 50주년을 맞아 새로 나온 카슨의 전기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 글을 써오며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던 윌리엄 사우더는 꼼꼼한 조사를 거쳐 카슨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사우더는 독서와 자연 관찰을 즐겼던 어린 시절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으나 과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대학 시절, 주변 사람들과 낭만적인 우정을 나누다 1964년 암으로 죽어갈 때까지 카슨의 일생을 세세하게 기록했다.

그는 특히 카슨이 ‘침묵의 봄’을 집필할 무렵인 1960년대 초에 집중했다. 카슨은 이 시기에 갖가지 질병을 달고 살았다. 십이지장궤양을 앓았고, 폐렴에 걸려 한동안 집필을 중단하기도 했다. 살충제와 암의 연관성에 관한 부분을 다 쓰고 난 후 그의 왼쪽 가슴에서 두 개의 혹이 발견됐다. 그중 하나는 악성이었고, 카슨은 책을 마무리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사우더는 또 카슨이 별장 이웃인 도로시 프리먼과 나눈 정신적인 사랑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카슨과 프리먼은 수백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삶을 공유했다. 유방암이 간으로 번져 사경을 헤매던 어느 날 프리먼은 카슨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냈고, 카슨은 그날 오후 눈을 감았다. 프리먼은 화장한 카슨의 유해를 사우스포스트섬 남단 바닷가 화강암 틈새에 뿌렸고, 하얀 히아신스 한 송이가 그 뒤를 따랐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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