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릿수 지지율로 추락하면서 견제 능력을 상실한 일본 제1야당 민주당이 미국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비판하면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민주당 대표는 7일부터 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 대표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크리스틴 폭스 미국 국방부 부장관과의 면담을 비롯해 ‘일본의 정치와 미·일 동맹의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가이에다 대표의 미국 방문은 워싱턴 외교가에서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에서 한·일 간 역사문제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독주하고 있는 아베 정권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인 셈이다. 가이에다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총리의 사고방식뿐 아니라, 전후 민주주의 속에서 축적된 평화주의에 대한 생각을 제대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집권 자민당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목적의 헌법 해석 변경에 이어, 헌법 개정 움직임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자민당은 오는 12일 도치기(？H木)현 우쓰노미야(宇都宮)시에서 당의 개헌안 초안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답하는 ‘국민과의 대화’ 첫 번째 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1년간 전국을 돌며 국민의 의사를 묻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개헌 반대 여론은 최근 들어 확산되는 모양새다. 7일 보도된 아사히(朝日)신문 여론조사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필요없다’는 응답은 50%로 ‘필요하다’는 응답 44%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필요하다’ 54%, ‘필요없다’ 37%로 개헌을 지지하는 응답이 더 많았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