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술핵 무기 실전 배치와 한·미의 대북억지 실패, 남북의 대규모 무력충돌 가능성을 지적한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연구원의 지적처럼 국내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체제 유지를 위한 다양한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들이 적지 않다. 김 제1위원장이 전쟁을 직접 겪지 않은 상태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북이 군사대국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고, 지극히 충동적이며 비이성적이란 점에서 오판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따른 3년 내 전술핵 무기 실전 배치 가능성과 관련,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기술이 발전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거부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대한민국 영토에 떨어지는 걸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전 수석은 국방예산을 대폭 늘려 북한의 핵 위협에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타격순환체계인 ‘킬 체인’을 정부의 계획보다 훨씬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도 북핵의 전술무기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핵을 개발하면 전술핵 실전 배치로 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한·미 간 확장억제 방안을 논의 중이며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 체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오판으로 인한 무력충돌 가능성도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는 미군 수뇌부들이 최근 직접 언급하면서 더욱 우려하는 부분이다.

앞서 레이먼드 오디어노 미국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3일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강연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려울 것이며 만일 싸워야 한다면 그것은 극도로 위험한 일”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지금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북한의) 오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 간 전면전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군 수뇌부 출신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할 때 전면전은 어렵다”면서 “연료, 탄약, 식량, 군수지원시스템 등에서 중국의 지원이 없으면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전면전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방승배·박세영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