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 방식이 폐지되면서 올해 수능은 중위권에 등급 상승의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 상위권은 작은 실수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5학년도 수능 날짜를 오는 11월 13일로 확정하고, 영어 영역의 선택형 시험 방식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위권에 악재로 작용했던 영어 선택형 수능이 폐지되고, 통합형으로 쉽게 출제돼 올해 수능은 중위권에 여러모로 유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3등급 안팎의 점수를 받는 중위권 학생들은 지난해 처음 시행된 선택형 수능에서 유불리를 고려해 유형을 선택하는 것과 대입 전략을 세우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영어가 통합형으로 출제되는데다 난이도도 낮아져 중위권 학생들이 고득점을 내 상위권 학생들과 점수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반면 상위권은 한두 문제만 틀려도 1등급을 놓칠 수 있다. 특히 상위권 대학 대부분의 영어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에 영어 변수가 ‘수능 복불복’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상위권 학생들은 한두 문제만 틀려도 1등급을 받지 못해 수시에서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 통합형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학생들은 지난해 수능의 A형, B형 모두 눈여겨 봐야 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쉽게 출제한다고 하지만 실제 출제 난이도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어려운 B형 수준으로 준비를 하고, 쉬운 A형에서만 출제됐던 광고문·안내문 지문에 대한 연습도 해야 한다”면서 “영어의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중요도가 높아지는 국어, 수학, 탐구과목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영어 외에 국어·수학 영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A형과 B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수험생 수준별로 선택이 나뉜 영어와 달리 두 과목은 대부분 문과, 이과 계열에 따라 유형을 결정하게 돼 선택형 수능은 사실상 폐지됐다고 볼 수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