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정비(MRO) 산업의 국가적 육성전략에서 성공 모델로 꼽히는 나라는 싱가포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프랑스 등 항공기 제조분야의 선진국들이 현재 글로벌 항공기 MRO 산업까지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창이공항을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해 항공기 MRO에서도 아시아의 ‘허브’로 성장했다. 보유 항공기 수는 아시아 지역의 3.7%에 불과한데도 항공기 MRO시장 점유율은 25%에 달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6%다. 항공기 MRO 기업의 세계 순위에서 6위인 STA, 8위인 SIA 엔지니어링 등이 여기에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1990년대부터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Temasek)을 통해 MRO 산업 지원 정책을 펼쳤다. 초반부터 업체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자국 군수 물량을 민간기업에 위탁하는 아웃소싱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STA는 군용기 정비를 기반으로 출발해 민항기 정비로 성장한 대표적 기업이다. 현재는 군용기와 민항기 매출 비율이 2대8이다.

특히 롤스로이스·굿리치 등 해외 항공기 부품 전문기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한 ‘원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싱가포르의 복합 산업단지인 셀렉타 에어로스페이스 파크(Seletar Aerospace Park)에 국제공항, 항공기정비단지, 부품제조단지, 연구교육단지, 주거상업지역을 모아 배치했다.

이 덕분에 항공기 정비단지를 중심으로 해외 엔진·부품의 주문제작 업체와 합작사 설립이 용이했다. 정부의 적극적 투자로 싱가포르내 항공업체 120여 개 중 90%가 항공기 MRO 관련 기업일 정도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