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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년 장사의 비밀 / 서유진 지음 / 틔움

베이징(北京)에서 가장 오래된 만둣집은 ‘두이추(都一處)’다. 276년간 명맥을 이어왔는데 특이하게도 창업 이후 단 하루도 문을 닫은 일이 없다. 새벽닭이 울면 가게 문을 열었고 남들이 하지 않는 밤중까지 영업을 했다.

1752년 섣달 그믐날 밤에 두이추의 왕서복에게 마수걸이 손님이 찾아왔다. 새해를 축하하려고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지만 왕서복의 가게는 불빛을 밝히고 있었다. 손님은 가게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고 했다. 이 손님은 “오늘 밤 장안에 딱 한 군데인 이 가게만 문을 열었으니 ‘두이추(都一處)’라고 부르면 어떨까요”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며칠이 지난 뒤 환관들이 ‘두이추’라고 쓰인 황금색을 입힌 호랑이 머리 모양의 간판을 가져왔다. 그 손님은 바로 건륭 황제였던 것이다.

책에 소개된 실화다. 저자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는 11개 가게와 기업의 평균 나이는 282세. 송나라 시대에 태어난 바이주(白酒)의 명가 우량예(五粮液)가 874세로 가장 오래됐다. 장아찌 가게 류비쥐(六必居)는 484세, 오리구이점 취안쥐더(全聚德)는 150세이다.

책에 따르면 한약방 퉁런탕(同仁堂)은 “다 함께 인덕을 쌓는다”는 모토를 내걸고 345년 동안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퉁런탕은 약을 무료로 나눠주면서 신뢰를 쌓았다. “약을 만들 때 아무도 보지 않지만 하늘이 알고 있기 때문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일관했다. 장아찌로 유명한 류비쥐는 1530년 명나라 시대 가게다. 류비쥐는 전통적으로 후계자를 반드시 직원 중에서 발탁했다.

종업원들은 자신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었다. 류비쥐는 내부 규율은 엄격하게 지키는 대신 종업원에 대한 처우를 최상으로 했다. 지금은 18대 계승인인 장이민 총책임자가 10여 년 넘게 이끌어오고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또다른 기업은 중국의 장위(張裕) 포도주다. 1892년 애국심이 강했던 장비스(張弼士)가 ‘장위양조공사’를 세우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원료는 우수한 것을 쓰자,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을 모셔오자, 기구는 새로운 것을 설치하자”는 ‘3필(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