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정포와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 위협이 상존하는 한 북한이 과거에 파놓은 땅굴에 대한 탐사작업은 계속돼야 합니다.”

강원 철원군의 육군 6사단 7연대장 출신인 심경섭(58·사진) 경기도 비상기획관은 7일 “1970∼1980년에 휴전선에 배치된 북한 4개 군단 가운데 황해도 4군단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군단이 군단별로 땅굴을 2개 이상씩 파서 남방한계선 후방까지 내려왔다면 기존에 중부전선인 경기 연천군과 동해안 강원 고성군 간성읍 일대에서 북한 땅굴이 각각 1개씩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최전방 지역의 지형, 지질, 배수, 침투루트를 고려할 때 북한군이 1980년 이전에 남방한계선 인근에 파놓은 땅굴 2개가 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파내려간 땅굴을 이미 매립했거나 그대로 방치해 놓은 채 공사를 중단했기 때문에 현재는 땅굴을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에 발굴된 땅굴들이 수작업으로 굴착됐고 후방에 기습을 노려 서울과 가까운 국도를 연결하거나 산맥을 잇는 루트로 침투할 수 있는 일반전초(GOP) 및 민통선 지역에서 발견된 점을 들었다.

그는 이어 “민간단체들이 최근 경기 남양주시와 화성시, 파주시에서 땅굴 시추작업을 하거나 땅을 절개해 발견한 동굴들이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지질운동에 의해 발생한 자연동굴이거나 일제 때 파놓은 방공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파놓은 수십 개의 땅굴이 서울 지하철과 주요 기관, 수도권 곳곳에 연결돼 있다는 일부 탈북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그는 “2004년 연대장 시절 제2땅굴과 연결하는 지선 땅굴(통로)이 3∼4개 더 있다고 보고 통로를 찾는 탐사작전을 지원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심 기획관은 “군사안보 측면에서도 전방지역 중심으로 첨단장비를 이용한 과학적인 땅굴 탐사작업을 계속 벌여 북한 위협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