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가맹사업법이 오는 14일 본격 시행됨에 따라 편의점·외식 등 프랜차이즈 업계가 잔뜩 긴장한 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으로 인해 매출은 줄고 가맹점주와의 분쟁 가능성은 현저하게 높아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는 14일부터 가맹점주가 영업손실을 이유로 야간(오전 1∼6시)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요구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허용해야 한다. 이럴 경우 당장 전국 편의점 2만5000여 개 중 적어도 15% 이상이 야간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편의점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10∼11%에 해당하는 점포가 상권특성 등 여러 이유로 야간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번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으로 실적이 저조한 5% 가량의 점포가 야간영업 중단 요청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부진으로 한계상황에 몰린 가맹점포도 각 사별로 10∼15% 가량에 달해 많게는 25%까지 야간영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야간영업 중단 점포가 확산되면 상비 의약품 판매가 불가능해지고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며 야간배송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맹점주와의 분쟁 가능성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으로 가맹본부는 가맹 희망자에게 1년간 예상되는 매출액을 제시하고, 예상 매출액이 실제 매출액의 1.7배를 넘어설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정부는 오차 허용 범위를 1.3배에서 1.7배 미만으로 완화하기는 했으나, 1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돌발 변수에 대한 판단 기준까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의 책임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예상 매출액을 제시한 후 1년 사이에 경쟁 점포가 출현하거나 상권이 크게 바뀌는 등 불가항력적 요소로 인해 실제 매출액이 예상 매출액의 오차 허용 범위를 벗어날 경우 책임은 누가 져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