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 핵무장 국가’ 중 하나인 북한의 핵물질 안전 관리 능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미국 워싱턴DC 소재 비정부기구(NGO) 핵위협방지구상(NTI)이 발표한 ‘핵물질 안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핵물질을 관리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이 지수에서 북한은 100점 만점에 30점을 받아 꼴찌를 기록했다.

NTI는 고농축우라늄(HEU) 등 무기급 핵물질을 1㎏ 이상 보유한 25개 국가의 핵물질 관리 능력을 총 다섯 가지 기준에 의해 평가했는데 북한은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북한은 국제적 규범, 국내적 관리 및 능력 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안전 및 통제 수단, 위험 환경, 수량 및 시설 부문에서도 각각 22위, 18위, 15위로 평가됐다. 9대 핵무장 국가로 분류된 나라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 북한 등이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는 2012년 첫 보고서 발간 이래 전 세계에 비축된 핵물질의 양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일본, 영국, 인도, 파키스탄 4개 국가는 반대로 보유량을 늘리고 있으며, 특히 북한은 새로운 핵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이른바 9대 핵무장 국가에 포함된다고 밝히면서 “이들 국가는 군사용, 민간용을 포함해 전 세계 핵물질의 95%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 정권이 출범하면서 국제사회와의 핵 협상에 나선 이란은 북한 다음으로 낮은 점수(39점)를 받아 24위에 올랐고 인도(41점)와 파키스탄(46점)이 각각 23위와 22위에 올랐다. 25개국 중 핵물질 안전 관리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국가는 호주(92점)였으며 미국과 영국은 77점으로 공동 11위, 일본(76점)은 13위, 중국(64점)은 20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1㎏ 이하의 핵물질을 보유한 151개국을 대상으로도 점수를 매겼는데, 이 가운데서 99점을 맞은 덴마크가 1위에 올랐으며 7점을 받은 소말리아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82점으로 아이슬란드와 함께 공동 18위에 올랐다.

특히 한국은 국내적 관리 및 능력 부문에서 100점 만점을 받아 공동 1위에 랭크됐는데 이는 같은 부문에서 0점을 맞아 꼴찌가 된 북한과는 상반되는 결과여서 더욱 주목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