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통 100주년을 맞는 파나마운하의 확장 공사가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비용 문제를 두고 유럽의 다국적 컨소시엄과 파나마 당국 간 마찰이 이어지면서 금세기 최대 건설사업으로 여겨졌던 공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페인 건설사 사시르(Sacyr)를 주축으로 하는 다국적 컨소시엄(GUC)이 성명을 발표하고, “파나마 정부가 21일간의 조정기간 동안 추가 비용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재 확장공사의 65%가 진행된 상태다. 당초 GUC는 공사에 총 32억 달러(약 3조3696억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원자재 가격 변동 등으로 16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GUC는 계약 당시 파나마 당국이 비용 추산을 위해 제공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파나마운하청(PCA)의 호르헤 키하노 청장은 그러나 “컨소시엄은 추가 비용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구체화해야 한다”며 오는 19일까지 상세한 비용 내역을 문서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키하노 청장은 “PCA는 이미 컨소시엄에 20억 달러를 지불했으며, 비용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추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GUC가 공사를 중단할 경우에 대비한 ‘플랜B’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2009년 스페인·이탈리아·벨기에 등 유럽 건설사들은 파나마 건설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입찰을 통해 32억 달러에 파나마운하 제3수로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확장공사를 통해 현재 선폭 32.3m, 흘수 12m인 통행 가능 선박규모를 선폭 49m, 흘수 15m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확장 공사 시작 당시에는 운하 개통 100주년을 기념해 올해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 짓기로 했으나, 비용 문제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2015년 6월까지 준공 완료 시점이 늦춰진 상황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