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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이 이어도 남쪽으로 256㎞ 구간까지 확대되면서 군 당국도 ‘일일 초계활동’ 계획을 수립하는 등 후속조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9일 오전 “KADIZ가 확대됨에 따라 군의 감시·식별구역도 더 넓어졌다”며 “이어도 일대의 해상초계기의 초계활동을 주 2∼3회에서 매일 1차례로 2∼3배 이상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은 이와 함께 작전구역(AO)에 포함돼 있는 이어도 수역 일대에서의 구축함 출동을 늘리고 기동작전 등의 활동도 자주 펼칠 방침이다.

해군에 이어 공군도 KADIZ 확대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면서 구역 내로 진입하는 항공기에 대한 식별·감시 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어도 상공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F-15K 전투기의 대기태세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방공식별구역(ADIZ) 내로 접근한 타국 군용기에 대해 통보와 경고방송을 보내고, 이에 불응하면 대응출격을 한다.

하지만 공군 전투기 중 KF-16은 서산기지에서 연료보조탱크를 달고 출격해도 이어도 상공에서 체류 시간이 5분 정도에 불과하고, 대구기지에서 이륙하는 F-15K는 30분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공군이 F-35A를 전력화하는 2020년대에는 F-15K를 광주 제1전투비행단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 출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대구비행장은 다소 거리가 멀고 (F-15K를) 광주비행장으로 옮기면 (이어도 상공 도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KADIZ가 확대됐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공군은 KADIZ가 발효되는 오는 15일 이후에도 지난 1995년에 양국 간에 체결한 ‘한일 군용기 간 우발사고 장비 합의서’에 따라 이어도 상공에 군용기를 보낼 때 일본에 사전통보 할 방침이다. 반면 일본 정찰기 등이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과 중첩된 KADIZ에 들어오게 될 때 한국에 통보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자칫 KADIZ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신성환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정부가 비행정보구역(FIR)을 근거로 관련국과 긴밀히 협조해, 공식적인 반대 없이 KADIZ를 확대했다”면서도 “정부는 일본이 이를 인정하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