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오페라 ‘라 보엠’은 19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가난한 젊은 예술가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푸치니의 작품이다. 유명 아리아 ‘그대의 찬 손’ ‘내 이름은 미미’와 더불어, 크리스마스 이브의 흥겨운 뒷골목 축제와 흰 눈 덮인 거리 풍경 등 시·공간적 분위기가 특히 연말에 돋보인다. 또한 차이콥스키 음악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 소녀가 장난감 인형들과 꿈 속 여행을 펼치는 동화 같은 작품이다.

또한 인류의 하나됨을 노래하는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9번 합창’은 세계 공연계의 대표적인 송년 레퍼터리다. 예수의 생애를 그린 헨델의 ‘메시아’는 종교음악이지만, 종교를 넘어서 한 해를 마감하며 음악과 더불어 송구영신의 무대로 자리잡았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 클래식 음악과 발레 장르에서 정례화한 송년무대의 키워드는 ‘크리스마스’와 ‘합창’이다.

◆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호두까기 인형’·‘라 보엠’=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 소녀가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펼치는 ‘호두까기 인형’은 국내에서도 올해로 28년째 막을 올린다.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서울발레시어터·이원국발레단은 올해 마지막 무대로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이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18∼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볼쇼이발레단의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을 공연한다. 김지영-이영철, 이은원-이동훈, 김리회-허서명, 박슬기-김기완 등 6쌍의 주역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1986년 ‘호두까기 인형’을 국내 초연한 유니버설발레단은 20∼31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키로프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으로 황혜민-엄재용 등 7쌍의 남녀 무용수를 주축으로 화려하고 환상적인 무대를 펼친다.

서울발레시어터는 한복과 한국춤이 등장하는 제임스 전 안무의 무대를 6∼7일 과천시민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용인 포은아트홀 등지에서 각기 두 차례 공연한다.

이원국발레단은 23∼25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막을 올리며, 역대 최연소인 14세 발레리나 윤서후 양이 주역을 맡는다.

지난해 창립 50주년 기념작으로 ‘라 보엠’을 4, 12월 두 차례 막 올린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송년기획으로 ‘라 보엠’을 골랐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5∼8일 열리는 ‘라 보엠’에는 미미 역에 홍주영·조선형, 로돌포 역에 정호윤·양인준 등이 출연한다.

◆ 합창과 더불어 송구영신 =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2008년부터 매년 연말 연주해왔다. 정명훈 지휘로 27,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막 올린다. 올해엔 캐슬린 김·백재은·김재형·박종민 등의 성악가와 국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출연한다.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향 ‘합창’은 3일 발매된 도이치그라모폰 음반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합창 교향곡’은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안심포니 송년음악회에서도 만날 수 있다. 호주 퀸즐랜드 심포니 상임지휘자 요하네스 프리츠가 지휘를 맡고, 김영미·이아경·이원준·손혜수 등이 출연한다.

헨델의 ‘메시아’도 연말 무대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국립합창단의 공연은 독일 지휘자 빈프리트 톨이 지휘봉을 잡는다. 원전 연주 전문의 바흐솔리스텐서울이 연주를 맡고, 성악가 석현수·김선정·박승희·나유창 등이 참여한다.

크리스마스 캐럴 등을 노래하는 합창 공연도 다양하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비롯해 전국 10개 도시에서 크리스마스 순회 공연을 갖는다.서울시합창단은 12∼13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의 판타지’공연에서 ‘메시아’부터 캐럴까지 합창곡을 선사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