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 이은 제3의 운영체제(Operation System·OS)로 등장할 ‘타이젠(TIZEN)’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텔과 삼성전자의 주도 아래 최근 한국에서 개발자 서밋까지 무사히 마친 타이젠 연합군은 내년부터 스마트폰과 TV에 자체 OS를 장착한 ‘타이젠폰’, ‘타이젠 TV’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의 문을 두드릴 전망이다. 타이젠은 리눅스 기반의 개방형 운영체제로서, 차세대 웹 표준기술인 ‘HTML5’를 채택해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 TV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바로 구동되는 점이 특징이다.

타이젠 연합은 인텔·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일본 최대의 통신사 NTT도코모, 중국의 화웨이,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에 최근 노키아까지 가세해 세를 불리는 중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OS 점유율에서 70% 가까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 눌려 애플 iOS(17%) 및 블랙베리·심비안(각 4∼5%) 등이 한 귀퉁이에 숨만 붙어 있는 가운데, 제3의 신생 OS 출범이 전체 정보기술(IT)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업계는 비상한 관심을 갖고 상황전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해외 및 국내 전문가들도 “삼성이 ‘바다(구 운영체제)’에 이어 또 한번의 실패를 맛볼 것”이란 비관론과 “인텔이란 막강한 동지와 손을 잡고 제대로 재도전하는 것이어서 기대해 볼 만하다”는 긍정론으로 갈리고 있다.

타이젠은 ‘타이(Tie·연결, 묶음)’와 ‘선(禪·마음의 깨침 상태)’의 합성어로, 동양과 서양의 이성 및 직관을 잘 조화했다는 평이다. 로고도 5개의 바람개비로 가벼움, 접힌 형태, 그리고 자유자재로 변형 가능함을 상징한다. 이는 타이젠이 오픈소스(기반소프트웨어 공개)로서 단순함, 유연성, 보편적이며 누구나 이해 가능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다섯 개의 날개는 ①쉽게 배우고 ②마법 같은 사용성 ③인간과 교감 ④사람과 사람을 연결 ⑤누구나 무료로 사용이란 다섯 가지 포인트를 상징한다.

2014년 1, 2월 미국 가전쇼(CES 2014)나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첫 공개될 타이젠 장착 스마트폰이 과연 프로그램 개발자부터 일반 사용자까지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타이젠의 본격 시장 데뷔에도 ‘삼성’이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채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하드웨어(스마트폰·TV 등 가전)에 이어 소프트웨어까지 글로벌 시장 석권에 성공할 수 있을지 가슴 졸이며 내년을 기다리고 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