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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첫 ‘한국인’ 교장인 정순자(56·얼굴) 한별학교 교장이 오는 25일 제8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대통령상을 수상한다. 1994년 남편 박수일(60) 목사와 중학생 두 아들과 함께 떠난 에티오피아에서 20년 간 펼친 봉사활동을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정 교장은 수상이 결정된 뒤에도 “많이 부족한 내가 인간미 넘치는 에티오피아 사람들 덕분에 상을 받게 됐다”고 밝힐 정도로 에티오피아 사랑이 넘쳐났다.

정 교장은 1984년 TV로 에티오피아 참상을 알게 된 뒤 에티오피아 사랑에 빠져들었다. 처음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영양식을 나눠주고, 엄마를 대신해 아이를 키워 입양 보내는 일을 시작한 게 10년 뒤인 1994년이었다. 자연스럽게 에티오피아 링가노·야벨로 지역에서 아동급식과 의료 지원까지 도맡아 했다. 그러다가 위기가 찾아왔다. 에티오피아에서 같이 지내던 큰아들이 한국으로 돌아가 입대하면서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든 것. 특별한 병명도 없이 의욕을 잃은 채 ‘죽음’만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귀국했지만, 체류기간이 1년을 채 넘지 못했다. ‘제2의 고향’ 에티오피아를 절대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순수함을 잊을 수 없었다”는 게 정 교장의 설명이다.

그렇게 심기일전해서 시작한 게 바로 ‘한별학교’. 2005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360㎞ 떨어진 딜라 지역에서 교실 4개에 유치원·초등학교 1학년 학생 180명으로 출발했다. 아프리카 최빈국에 속하는 에티오피아 어린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바로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못이 부족하면 철물점 앞에서 밤을 새워서 기다리는 방식으로 자재를 조달해 지은 학교는 개교 8년 만에 교실 21개에 학생 350명이 공부하는 공간으로 성장했다. ‘한국인’ 교장에 걸맞게 태권도와 한국어 수업을 실시하면서 에티오피아에서 우수학교 표창까지 받았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