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세계평화지수 측정 13년 만에 처음으로 ‘가장 평화로운 국가’ 1위에 올랐다. 독일과 달리 과거사 반성을 하지 않는 일본은 지난해 19위에서 올해 24위로 5계단 하락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조적인 두 나라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평화포럼(이사장 김진현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18일 발간한 ‘세계평화지수(World Peace Index) 2013’ 보고서에서 독일은 100점 만점에서 92.1을 기록하면서 올해에는 1위의 명예를 안았다. 2000년 세계평화지수 산출 이래 처음이다.

그동안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던 북유럽 국가들이 경제위기로 인해 잠시 주춤하는 사이 독일이 견실한 경제를 바탕으로 지난해 6위에서 올해는 1위로 치고 올라온 것. 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과 이를 통한 유럽에서의 지도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포럼 측은 “사회·경제 평화 수준이 높아진 것이 독일이 올해 1위를 차지한 원인으로,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스웨덴은 경제가 좋지 않으면서 올해는 2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출범 이후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19위에서 올해는 24위로 떨어졌다. 한국 순위는 지난해 41위에서 올해는 42위로 한 계단 떨어졌고, 북한은 올해는 지난해(127위)보다 10계단 오른 117위였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지난해 순위가 급락했다가 ‘김정은 체제’ 이후 일시적 안정을 찾았다고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평화지수는 전 세계 143개국의 정치, 군사·외교, 사회·경제 등 3대 부문 지표를 종합 분석·평가한 지수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