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2일 태풍 하이옌(海燕·바다제비)으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500만 달러에 달하는 긴급구호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또 이날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교민 10명의 안전확인 및 긴급구호활동을 위해 40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긴급구조대를 이날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조태열 외교부 2차관 주재로 민관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정부의 대(對)필리핀 인도적 지원은 2004년 동남아 쓰나미 당시 규모와 같다. 영국 960만 달러, 호주 938만 달러, 캐나다 500만 달러에 비해도 적지 않다. 중국은 10만 달러를 약속한 상태다.

정부는 당초 긴급구호기금 예산 부족으로 인해 1차로 300만 달러 안팎을 지원한 뒤 추가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막판에 지원액을 크게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이 6·25 한국전쟁 참전국인 데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외국정상으로는 처음으로 10월 한국을 국빈방문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의 인연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이날 중 현지공관 인력 3명과 신속대응팀 2명, 긴급구조대 5명, 의료진 20명 등 1차 선발팀을 현지에 급파해 긴급구호 지원 품목 및 방안 등을 필리핀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11일 신동익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태풍피해지역인 타클로반 인근의 세부에 현지대책본부를 설치한 바 있다. 타클로반과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교민은 33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중 23명은 생존이 확인됐지만 여전히 10명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