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원대 배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민모(55) KT&G 사장 등 임직원들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부동산 사업 용역비를 과다 지급해 회사에 28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민 사장 등 KT&G 임직원 5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민 사장 등은 지난 201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남대문 호텔 건설 사업과 관련해 해당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용역을 맡은 부동산개발 용역업체 N 사에 10여 차례에 걸쳐 용역비 34억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실제 적정 용역비는 6억 원 정도에 불과해 회사 측에 28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찰은 N 사 대표 강모(49) 씨를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증인도피)로 백모(47) 전략본부장도 불구속 입건했다. 백 본부장은 지난 5월 “수사가 끝날 때까지 외국에 나가 있으라”며 강 씨를 필리핀으로 도피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배임 혐의에 연루된 KT&G 직원 2명은 지난 7월 회사 컴퓨터에 보관된 사건 관련 증거자료를 안티포렌식 프로그램으로 삭제한 혐의(증거인멸)도 함께 받고 있다.

이에 대해 KT&G 측은 “남대문 부지 개발사업은 회사의 10년 숙원사업이었고 지급된 용역비는 업계 관행이나 기대이익에 비해 지급 규모가 과도하지 않은 정상적 경영 판단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KT&G는 “증거인멸 및 증인도피 혐의 역시 실체가 없다”며 “경찰이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고 증인도피 혐의는 오직 N 사 대표 강 씨의 진술에 의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